
2024년 3월 넷플릭스가 야심 차게 신작 미드를 공개했는데요. 바로 왕좌의 게임 제작진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 SF 대작 '삼체(3 Body Problem)'입니다. 이 드라마는 공개 전부터 어마어마한 제작비 투입으로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삼체 시즌1 제작비는 무려 1억 6천만 달러(2,160억 원)로 넷플릭스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제작비입니다. 정말 엄청난 자본과 노력이 투입된 대단한 스케일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삼체 시즌1은 공개 후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률 1위와 영미권 1위를 모두 기록했으며 시청자로부터 큰 인기와 호평을 받았습니다. 엄청난 제작비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시즌2 제작을 망설인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다행히 그 인기에 힘입어 2024년 5월 삼체 시즌 2 제작이 확정되었고, 그 후 시즌3 제작까지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왕좌의 게임 제작진이 만들었기에 삼체의 배우 중 상당수가 과거 왕좌의 게임에 출연했던 배우들이기도 합니다.

삼체는 중국 작가 류츠신의 SF 소설 '삼체'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입니다. 다만 소설에는 어려운 과학 내용과 이론이 많이 담겨 있어 일반 시청자를 위해 이를 각색하거나 단순화했다고 하며, 이 외에도 다양한 내용이 각색되어 소설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공상과학 드라마 애호가들은 정말 좋아할 만한 드라마이며, 저와 같은 일반 시청자들도 푹 빠져들 정도로 재미난 내용을 선사합니다. 드라마를 본 후 너무 재밌어서 원작 책을 사서 본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줄거리
기본적인 줄거리는 '삼체(Santi)'라는 외계 문명이 지구를 침공하러 온다는 내용입니다. 삼체는 우주 머나먼 곳의 또 다른 항성계에 사는 외계 문명이며, 그곳은 극한의 환경으로 인해 문명이 오래 정착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리셋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삼체는 안정화된 문명을 구축할 수 있는 행성을 모색하다가 지구의 한 과학자와 교신하게 되며, 이에 지구를 침공하기로 마음먹고 지구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삼체는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자신들을 막아낼 수 있을 정도로 지구인들의 과학이 발전하는 것을 막고자 전 세계 과학자들의 활동을 저지하는 각종 전술을 실행하고, 종말을 향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
삼체가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려 400년. 이 기간 안에 어떻게든 외계 침공을 막고자 각국 정상과 과학자들은 의기투합하여 맞서 싸울 방안을 모색합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전 세계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이러한 잠재적 종말을 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결국 모두 종말을 맞이한다는 염세주의에 빠져 단체로 목숨을 끊기도 하며, 또 어떤 이들은 400년이면 나와 나를 아는 자손들은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기간이라며 무심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삼체 시즌1의 시작은 오래전 중국 문화 대혁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문화 대혁명 당시 예원제라는 여성은 중국 유수의 과학자인 자신의 아버지가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아무 죄 없이 인민재판을 받고 그 과정에서 무참하게 살해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하게 됩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예원제는 인간 세상의 부조리에 염증을 느끼고 중국 공산당의 과학자로서 영혼 없이 살아가다가 우연히 삼체라는 외계 문명과 교신하게 되는데요. 이를 통해 외계 문명과 손 잡고 지구 전복을 꾀하게 되면서 이 모든 게 시작되게 됩니다.

관전 포인트
드라마 삼체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우선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영상이었습니다. 저는 보면서 이 정도 스케일이면 영화관 스크린으로 봐야 비로소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양한 장면에서 입이 벌어질 정도로 정말 멋지고 대단한 광경을 볼 수 있는데요. 저는 특히 게임 속에서 중국의 백만 대군을 통해 인간 컴퓨터를 표현한 장면과 심판의 날(Judgement Day) 배를 나노 섬유로 썰어버려 초토화시킨 장면이 너무나도 신선하고 충격적이었습니다. 매우 정교하고 놀라운 컴퓨터 그래픽의 향연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드라마의 스토리 또한 매우 탄탄하고 잘 쓰여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화부터 차근차근 스토리를 체계적으로 그려내고 서사를 쌓아 갑니다. 다만 1~2화 까지는 배경과 과거 사건을 설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어서 개인적으로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었는데요. 그러다가 3화를 보면서 '오오 이거 재밌는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다가 5화 '심판의 날'에 등장하는 배 초토화 씬에서 그 재미가 정점에 달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 초반만 조금 꾹 참고 보시면 시즌1 끝까지 완전 재밌게 감상할 수 있을 겁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드라마를 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속 '너희는 벌레다(You are Bugs)'라는 캐치프레이즈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삼체는 지구인들에게 세상이 끝날 거라고 알리며 '너희는 벌레다(You are Bugs)'라는 메시지를 보내는데요. 자신들이 가진 막강한 힘에 비하면 지구인들은 하찮은 벌레에 불과하다는 말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삼체의 외계인들은 실로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어 과연 지구인들이 이에 대항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 되고, '너희는 벌레다'라는 메세지를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 무력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과학자 5인방이 현 상황을 한탄하다 한 수풀 속 늪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거기서 무성하게 날아다니는 벌레들을 보며 '이 벌레들은 작고 하찮아 보이지만 지구 탄생부터 지금까지 끈질기게 진화하며 인간들이 박멸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아직까지 살아남아 번성한다'라고 말하며 희망을 시사합니다.

반면 아쉬웠던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서사와 입체성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메인 인물 중 하나인 예원제는 자세하게 서사를 보여주고 그려냈지만, 그 외의 과학자 등의 인물들은 캐릭터 표현이 다소 미흡하여 각 인물에 빠져들고 이입하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 삼체는 시즌 2와 3 제작도 확정되어 완결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는 시즌1을 너무나도 재밌게 봐서 시즌2 공개일을 손꼽아 기다려야겠습니다!
너희들은 벌레다.(You Are Bugs).
드라마 삼체(3 Body Problem)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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